[연합뉴스][위클리 건강] "소아 난청, 알아챘을 땐 늦다…신생아 선별검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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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1-09-07 11:33 조회2,06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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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서명환 교수 "검사서 정상이어도 발달 단계 따라 확인"
외부 소음 차단하는 이어폰 선택…출력 음량의 50% 이하로 듣는 게 바람직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여덟 살 지은이(가명)는 어느 순간 텔레비전 소리를 크게 키우고, 부르는 소리에 반응이 늦어졌다. 수업 시간에는 집중하기를 어려워해 선생님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금 산만하겠거니 생각했던 부모는 어느 날 "귀가 잘 안 들려"라는 아이의 말을 늦고 부랴부랴 병원을 찾았다. 아이는 소리를 귀 신경으로 전달하는 달팽이관 이상으로 난청을 진단받았다.
소아 난청은 증상이 외부에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아이의 부모조차도 알아채기 힘든 질환이다. 더욱이 자신의 의사나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미취학 아동을 양육하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
[연합뉴스TV 제공]
서명환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어린이의 난청이 의심되는 시점에는 이미 치료하기 늦었을 때"라며 "태어났을 때 바로 신생아 난청 선별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서울대병원에서 이비인후과와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이비인후과에서 난청과 인공와우 수술, 어지럼증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소아 난청은 조기 진단이 핵심이다. 선천성 난청이라면 생후 6개월 이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은데, 이 시기에 아이의 난청을 알아채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서 교수는 "영·유아와 어린이의 경우 부모가 난청을 의심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생후 3개월 안에는 찾아야 하는데 사실 보호자가 알아채는 시기는 아주 일러야 4세 정도이고 더 늦게 파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신생아 난청 선별검사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8년부터 신생아 난청 선별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신생아가 입원 상태에서 검사를 받으면 본인부담금을 완전히 면제해주므로 태어나자마자 받는 게 좋다.
신생아 난청 선별검사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정밀 검사를 받게 된다. 이때 선천성 난청으로 진단받았더라도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언어 발달이 가능하다.
신생아 난청 선별검사를 통과했더라도 부모는 아이의 언어 발달 정도를 세심하게 신경 쓰는 게 좋다. 발달 단계에 따라 아이가 소리에 반응하는지, 옹알이를 시작하는지, 간단한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서 교수는 "선별검사에서 정상이 확인됐더라도 언어 발달이 정상보다 크게 느린 경우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며 "작은 소리에 반응이 느리거나 뒤에서 불렀을 때 반응이 없는 경우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부모의 세심한 관찰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난청을 파악하기 쉽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일부 전문가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한 번 더 청각 검사를 받는 것도 좋다고 조언한다.
선천성 난청뿐 아니라 최근에는 소아·청소년이나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소음성 난청도 적잖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큰 소리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은 소음성 난청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소음 환경에서 지나치게 큰 음량으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하는 건 삼가는 게 좋다. 환자 중에는 이어폰 사용 자체를 삼가야 하느냐고 묻기도 하지만 조용한 환경에서는 적절한 음량으로 듣는다면 사용해도 무방하다.
서 교수는 "주위 환경이 시끄러울 때는 소음 때문에 사용자가 이어폰 등의 음량을 지나치게 높일 가능성이 크므로 아예 쓰지 않는 게 좋다"며 "아무래도 외부 소음을 잘 차단하는 제품이 청력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기마다 소리의 출력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음량이 적정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므로, 안전하게는 휴대폰 등 기기의 음량을 최대 출력치의 50% 미만으로 설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명환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2021.09.03. [서울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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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9/04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