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 감정 소화 능력을 키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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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1-08-25 12:23 조회2,677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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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의사소통
아이는 다양한 감정어를 사용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기 시작한다. 보통 만 2세가 되면 인간의 기본 정서를 언어로 표현하고, 3~4세가 되면 자신의 신체 반응과 감정을 연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명확히 알지 못해 ‘몰라’, ‘싫어’, ‘안 해’라는 말만 반복하거나, 아예 말로 표현하지 않고 삐치거나 울어버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아이도 있다. 부모의 요구에 순응하는 것이 익숙한 아이는 감정 표현이 서툴러 뛰어가다 넘어져도 울지 않거나, 장난감을 사고 싶은데도 눈치만 보면서 말하지 못하기도 한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의사소통이다. 부모는 아이의 올바른 감정 표현을 돕고, 감정을 어떻게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감정에는 좋고 나쁜 것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우리는 보통 부정적이거나 불편한 감정은 바로 표현하기보다는 억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도 ‘미워하면 안 돼’, ‘슬퍼하면 안 돼’, ‘화내면 안 돼’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다양한 감정을 수용하지 못하고 내면에 계속 쌓아두게 된다. 따라서 슬픔, 분노, 불안, 질투, 외로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기보다는 이러한 감정들도 필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다양한 감정을 알아챌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부모 스스로 다양한 감정어를 습득할 필요도 있다.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는 450여 개 정도가 있다. 그에 비해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감정어는 ‘재미있다’, ‘화난다’, ‘고맙다’, ‘슬프다’, ‘즐겁다’ 등으로 한정된다. 그러나 감정은 추상적이고 다양하기에 이름을 붙여 부르기 전까지 이해하거나 구분 짓기 어려워, ‘놀라다’, ‘기대된다’, ‘든든하다’, ‘상쾌하다’, ‘친근하다’, ‘지루하다’, ‘창피하다’, ‘부끄럽다’, ‘피곤하다’, ‘불편하다’ 등의 다양한 감정어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부모가 ‘~해서 ~하는구나’를 사용해 아이의 감정을 대신 표현해준다. 아이의 작은 감정 변화도 놓치지 않고, 아이의 행동과 감정 또는 생각과 감정을 잘 연결해 말해준다. 가령 ‘소리 내서 웃는 걸 보니 이게 흥미롭구나’, ‘친구와 싸워서 속상했구나’, ‘마음대로 안 돼서 짜증이 났구나’, ‘물건이 떨어져서 놀랐구나’, ‘약속을 안 지켜서 서운하구나’ 등이 있다. 부정적 감정을 표현할 때도 이런 방식으로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되, ‘하지만, 물건을 던지는 것은 위험해’라고 하며 행동에는 제한을 둔다. 아이가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어할 때는 객관식으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 후 그중에 하나를 고르게 하는 방법도 있다. 키즈카페에서 친구가 던진 공에 맞아 아이의 기분이 상해 있다고 가정해보자. 아이는 분명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을 때 ‘지금 기분이 어때? 1번 억울하다, 2번 화난다, 3번 부끄럽다, 4번 참고 싶다 이 중에서 어떤 기분이야?’라고 물어봐 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부모가 인내심을 갖고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때까지 기다려준다면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지 익히게 되고, 어느 날 문득 아이는 ‘~해서 ~했어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이는 아이답게 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숨은 뜻은 아이가 마음껏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감정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인간의 감정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런 감정들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감정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을 배워나가는 과정을 학습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아이답게 크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는 아이 스스로 감정 소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감정의 순간을 좋은 기회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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