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환경탐구생활] ⑫해양오염의 주범 '미세플라스틱'…합성섬유서 가장 많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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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2-04-06 10:00 조회1,66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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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섬유, 발생 요인 35%…인체 영향은 우려할 수준 아냐
미세플라스틱 집중 연구 수행…아이스팩·담배꽁초 등 제품별 맞춤 감축
미세플라스틱 쓰레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물에 녹지 않는 5㎜ 미만의 플라스틱인 '미세플라스틱'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해양 등 수생태계를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처리시설 등에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에 그대로 유입되면 수생태계를 교란할 뿐 아니라 먹이사슬을 통해 수생생물의 몸에 축적돼 인간에게까지 도달할 수 있다.
◇ 미세플라스틱, 세탁시 가장 많이 발생…해양생태계 교란
미세플라스틱은 크게 치약, 연마제, 세정제 등에 함유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1차 미세플라스틱과 물속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시간이 지나면서 작게 분해된 2차 미세 플라스틱으로 나뉜다.
주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의 물질로 만들어지고, 의류·물티슈·티백·생수통·아이스팩 등 다양한 일상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사용되거나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
일상생활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제품은 바로 의류다.
의류의 주재료로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나 나일론, 아크릴 등은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합성 섬유로, 착용만으로도 섬유 조각들이 떨어져 나가고 세탁 시에는 떨어진 조각들이 그대로 폐수와 함께 하수구로 흘러들어간다.
2017년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합성 섬유는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요인의 35%를 차지해 타이어(28%), 도시먼지(24%)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바다 환경보호 단체 '오션 와이즈'의 피터 로스 박사 연구팀은 최근 북극해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물 대부분이 유럽과 북미 가정의 세탁 과정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생물들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할 경우 숨이 막히거나 영양실조에 걸려 폐사하는 등 해양생태계에 큰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또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서 첨가된 독성 오염물질을 흡착해 바닷물이 심각하게 오염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미세플라스틱은 우리가 우려하는 만큼 인체에도 해로울까.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에 일정 이상 흡수될 경우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먹는샘물 내 미세플라스틱 안전실태 조사' 보고서에는 미세플라스틱 크기가 150㎛ 이하이면 소화관 내벽을 통과할 수 있고, 0.2㎛ 이하이면 체내 조직으로 흡수돼 국부적 면역체계 이상, 장 염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제시됐다. 간, 심장, 폐, 뇌 등으로 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연구 등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플라스틱의 관리를 강화하지 않으면 결국 인간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증가해 위해를 끼칠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실제로 인체의 모든 기관과 조직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돼있다는 연구, 섭취된 미세플라스틱이 뇌 안에 축적돼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한다는 연구, 엄마가 섭취한 초미세플라스틱이 모유 수유를 통해 자녀에게 전달되고 자녀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등 무시무시한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아이스팩 [연합뉴스TV 제공]
◇ 미세플라스틱 집중 연구…아이스팩·담배꽁초 등 감축 방안 마련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의 우려가 증가하자 정부와 업계, 시민사회 등은 이를 감축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미세플라스틱을 화장품과 치약 등 일부 의약외품의 원료로 쓰지 못하게 하고, 생활 화학제품 중에서는 세정제·제거제·세탁세제·표백제·섬유유연제 등 5개 품목의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에 관한 우려가 계속되자 정부는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을 중심으로 미세플라스틱 집중 연구 중기 이행계획(2022∼2026년)을 수립하고 올해부터 실행과제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먹는물 미세플라스틱 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4년간 본격적인 실태조사를 하고, 효과적인 유입 방지 및 처리에 대한 연구를 함께 진행한다.
정부는 우리 생활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많이 배출하는 여러 제품에 대해서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냉동·신선식품의 배송 주문이 많아지면서 늘어난 아이스팩은 고흡수성수지에서 물·전분 등 친환경 소재로 냉매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내년부터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자체별로 아이스팩 수거함 설치·운영을 지원하고, 국민에게 가까운 아이스팩 수거함의 위치 및 재사용 방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필터의 90% 이상이 플라스틱인 담배꽁초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시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환경부와 서울 강북구,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담배꽁초 회수·재활용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현재 재활용 방안을 연구하는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요인인 합성섬유의 사용이나 수계 배출을 줄이려는 각계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패션업계는 옷을 만드는 과정이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의식을 갖고 만드는 '컨셔스 패션'(Concious Fashion)을 실천하고 있다.
재활용 폴리에스터 섬유나 옥수수·파인애플·대나무 등 식물성 소재를 사용해 의류를 제작하는 것이 '컨셔스 패션'의 대표적인 예다.
환경단체인 소비자기후행동은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 설치 의무화,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 연구·개발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미세플라스틱 저감과 관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는 국내 주요 가전제품 제조업체 16곳에 '세탁기 내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를 설치할 계획이 있는지'를 질의해 LG전자와 화성세탁기 등으로부터 계획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질의대상 기업 중 약 40%는 미세플라스틱 저감 정책 필요성에 동의, 저감 행동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소비자기후행동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미세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시민 행동 촉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202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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