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포켓이슈] 엄마·아빠 다음에 배우는 단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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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2-04-22 10:03 조회1,93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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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울음으로 세상과 마주하던 갓난아이들은 옹알이를 하다 첫 돌 무렵부터 의미 있는 언어를 말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처음 듣게 되는 단어가 '엄마', '아빠'인 것은 만국 공통인데요. 그 다음으로 배우는 말은 무엇일까요?
최근 미국 코넬대 연구진이 남미 아마존 원주민인 티쿠나(Ticuna) 부족 아이들을 1년여간 관찰하며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내놨습니다.
'엄마'라는 전형적인 첫 단어를 습득하는 것과 거의 같은 시기에 이것(this), 저것(that), 여기(here), 저기(there) 같은 지시어 또한 익힌다는 사실인데요.
지시어가 영어·스페인어·중국어권 등에서 아기들이 최초로 학습하는 단어군에 속한다는 것은 선행연구를 통해 익히 밝혀졌지만, 언어 구조와 사회 환경이 판이한 사회에서도 똑같은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구진은 티쿠나 부족의 생후 1∼4살 아기 45명이 집에서 부모 등과 함께 지내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에서 만 1살짜리 14명 중 12명이 '이것/저것' ,'여기/저기'에 해당하는 말을 하는 장면을 확인했는데요.
어떤 언어권에서든 생후 12∼18개월이라면 지시어를 구사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입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코넬대 아말리아 스킬턴 박사는 "지시어는 언어 발달에 주연 배우 역할을 한다"고 짚었습니다.
즉, '이, 그, 저'와 같은 지시어를 통해 상대의 관심을 환기하고 가리킨 대상에 이름을 붙이면서 그 명칭을 알게 되며 사회적 소통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인데요.
반면, 보호자와 비교했을 때 영유아는 자기중심적 지시어인 '나와 가까운 이것, 저것'을 더 자주 사용하는 경향도 나타났는데요.
타인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생각하는 '조망 수용 능력'이 아직 부족한지라 자기 위주의 언어로 의사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죠.
돌쟁이들이 상대방 기준에서 가까운 이것, 저것을 지칭하는 '쌍방향 지시어'를 배우게 되는 것은 그로부터 2년 정도 후의 일인데요.
이는 인지 발달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3살 미만이 이 같은 지시어를 쓰는데 서툴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이처럼 지시어를 통한 상호작용이 이뤄지면, 아이들이 뱉는 낱말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생후 18개월 50개, 24개월이 되면 300개 정도의 단어를 말하게 되는데, 불과 반년 사이 단어 수가 5배가량 급증하는 이 시기는 '언어 폭발기'라고 불리죠.
이때 언어 발달을 돕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대한성장학회는 자녀가 언급한 단어 넣어 문장 만들어주기,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말해주기, 춤추며 노래하기처럼 신체활동과 언어활동의 결합 등이 필수라고 강조합니다.
근래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가 일상화되면서 아이들이 어른들의 입 모양을 읽지 못해 말문이 늦게 트인다는 우려와 함께 입이 보이는 투명 마스크 착용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가정에서 아들·딸과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어주며 목소리와 몸짓, 표정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교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김지선 기자 박상곤 인턴기자
sunny10@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04/22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