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첫 보수교육감 맞는 경기교육…키워드는 '자율·균형·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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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2-06-30 17:30 조회1,83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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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미래학교', '9시 등교→자율' 등 진보정책 수정
국제바칼로레아 도입 추진…일각에선 "또 다른 특목고" 비판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경기도에서는 지난 13년간 혁신학교, 9시 등교제 등 이른바 진보 교육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돼 왔다.
(수원=연합뉴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본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2.6.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런 가운데 지난 6·1 지방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보수 성향 민선 교육감을 수장으로 맞게 되면서 경기교육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임태희(65) 교육감 당선인은 '자율·균형·미래'를 3대 원칙으로 한 교육 청사진을 그리고 있으며, 추진을 준비 중인 정책 모두 이 원칙들을 기반으로 한다.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10대 정책 목표에도 역시 이 같은 임 당선인의 철학이 담겼다.
책 목표 중 ▲AI(인공지능) 기반 교육으로 학력 향상 ▲글로컬(글로벌+로컬) 융합인재 육성 ▲학생 맞춤형 직업·진로 교육 실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학생·교직원의 건강과 안전 보호 ▲미래지향적 교육행정체계 구축 등 절반 이상이 미래 인재 양성과 연관돼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부를 향해 반도체 분야 인재 양성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과 관련, 인수위는 반도체를 비롯한 신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용인, 평택 등의 고교에서 관련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 실현 ▲교사에 대한 적극적 지원 ▲경기교육의 정치·이념 편향성 해소 ▲돌봄·유아교육·방과후학교 강화 등의 정책 목표는 균형 원칙을 반영한 것이다.
이밖에 혁신교육 재구조화는 자율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이들 원칙을 키워드로 한 새로운 경기교육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지난 13년간 추진해온 정책들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혁신학교'와 '9시 등교제'가 대표적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임 당선인은 당선 직후 혁신학교에 대해 "목적과 취지부터 구체적 프로그램까지 꼼꼼히 따져보겠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단 혁신학교 폐지까지는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수업의 전문성 강화에 나서는 학교를 지원하는 '미래학교' 제도를 도입하고, 기존 혁신학교를 이 미래학교의 한 유형으로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혁신학교가 추가 지정되지는 않는 가운데 기존 혁신학교들은 자율적으로 미래학교 체제 안의 한 유형으로 남거나 다른 유형으로 전환할 수 있다.
박주형 인수위 부위원장은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 조례를 보면 민주적 학교운영, 윤리적 생활공동체, 전문적 학습공동체, 창의적 교육과정이 혁신학교의 4가지 관점인데 미래학교는 이 중에서 창의적 교육과정을 강조한 형태로 수업을 혁신하는 학교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시 등교제는 등교 시간을 9시로 못 박지 않고 각 학교 자율에 맡기는 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9시 등교제 도입 당시 도교육청은 학교들 스스로 시행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기준 경기도 내 초중고교 2천466곳 중 98.8%에 해당하는 2천436곳이 '9시 등교'를 시행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이를 사실상 강제 시행으로 규정하고, 개별 학교가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등교 시간을 정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각 학교가 내년 학사 운영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등교 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 3월부터는 학교마다 등교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이런 각종 변화의 시도는 시행 과정에서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도내 전체 학교의 57%에 달하는 1천393곳의 혁신학교의 경우도 새로운 유형의 미래학교로 적극적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이름만 혁신학교에서 미래학교로 바뀌는 꼴이 될 수 있다.
등교 시간 자율화 역시 9시 등교에 익숙한 학생과 학부모가 과연 등교 시간의 변화를 바랄지 경기교육계 안팎에서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많은 상황이다.
임 당선인의 공약인 IB(국제바칼로레아) 추진에 대해서는 벌써 "또 다른 특목고·자사고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라는 진보 진영의 비판이 나오고 있어 실행 여부가 관심이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 IBO가 개발·운영하는 국제 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습자의 자기 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체계이다.
대상에 따라 초등(PYP), 중등(MY), 고등(DP), 직업교육(CP)으로 구분된다.
교육감직 인수위 관계자는 "글로벌 인재 양성 차원에서 도입을 추진 중이고, 대구와 제주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며 "사전 조사 결과 IB 지정을 신청하겠다는 학교들이 몇 군데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실제 신청 학교가 없거나 적다고 하더라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교육 협치'가 원활히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과밀·과잉 학급 해소, 돌봄·방과후학교 확대, 학생급식 개선 등의 문제는 경기도의 협조 없이는 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두 당선인은 지난 29일 조찬 회동을 하고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 사이에 정례협의체를 구성하고 두 당선인이 매달 1차례 만나서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며 "양 기관이 꾸준히 소통해 교육 현안을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zorb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06/30 08:1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