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아이를 훈육할 때, ‘안돼’와 ‘그만’은 언제 사용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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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3-04-25 16:12 조회1,6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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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안돼’와 ‘그만’의 차이
‘안돼’는 더 단호한 느낌을, ‘그만’은 더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 ⓒ베이비뉴스
부모가 아이를 훈육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 있다. 바로 ‘안돼’이다. 아이의 문제행동을 제지할 때 ‘뛰면 안 돼’, ‘흘리면 안 돼’, ‘만지면 안 돼’라는 한다. ‘안돼’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단지 ‘안돼’와 얼핏 유사해 보이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다른 의미를 가진 ‘그만’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한 상황도 있다. 하지만, 아이가 문제행동을 할 때마다 무작정 ‘안돼’를 사용하면 그 단어가 가진 효력은 반감된다. 그렇다면 ‘안돼’와 ‘그만’은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상황에 사용하는 것이 적절할까.
‘안돼’와 ‘그만’은 어감의 미묘한 차이가 있다. ‘안돼’는 더 단호한 느낌을, ‘그만’은 더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 이는 울림소리가 어감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울림소리란, 발음할 때 목청이 떨려 울리는 소리를 말한다. 울림소리에는 모든 모음과 자음인 ‘ㄴ, ㄹ, ㅁ, o’이 있다. 반면, 성대를 진동시키지 않고 내는 소리는 안울림소리라고 한다. 자음 중에서 ‘ㄴ, ㄹ, ㅁ, o’을 제외한 자음은 모두 안울림소리이다. 가령, ‘막’을 발음하면, ‘ㅏ’ 모음은 떨림이 있지만, 받침 ‘ㄱ’은 안울림소리에 해당해 떨림이 멈춘다. 그래서 뭔가 지속되지 않는 느낌, 막힌 느낌, 끝의 느낌이 난다. ‘망’은 발음을 멈출 때까지 성대의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받침 ‘ㅇ’은 울림소리로 무언가 발음이 계속되는 느낌이다. ‘안돼’와 ‘그만’을 대입해보자. ‘그만’의 끝소리가 ‘안돼’보다 울림소리의 성격이 더 강하다. ‘안돼’의 끝 단어인 ‘돼’는 안울림소리인 ‘ㄷ’과 울림소리인 ‘ㅙ’이 합쳐진 단어이다. ‘그만’의 끝 단어인 ‘만’은 모두 울림소리인 ‘ㅁ’, ‘ㄴ’과 ‘ㅏ’가 결합한 형태이다. 그래서 ‘만’이 ‘돼’보다 발음할 때 입안이나 코안이 울리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물론 예외 없이 항상 이와 같은 어감의 차이가 있는 아니다. 발화자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어감은 다를 수 있다.
‘안돼’와 ‘그만’은 의미의 차이도 있다. ‘안돼’는 정말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아이의 안전이 우선시 되는 순간이나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칠 우려가 있는 상황에 사용해야 한다. ‘그만’은 하는 행동을 그만두는 것을 뜻한다. ‘그만’이라고 말했을 때 아이의 몸짓을 멈칫하게 만든다. ‘안돼’보다 부모로부터 거부당하는 느낌보다 행동을 제지당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안돼’와 ‘그만’은 엄연히 다른 의미를 지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아이가 물티슈를 장난으로 계속 뽑고 있을 때 ‘안돼’가 아닌 ‘그만’을 사용해야 한다. 물티슈를 사용하는 것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안돼’라고 하면, 아이는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행동이 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안 되는 행동이라고만 인식할 뿐, 그래서 다음에는 뭘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훈육의 의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후에도 자신이 한 행동을 계속해서 고집하게 되고, 부모는 다시 그 행동을 제재하려고 더 강한 훈육을 하게 되면서 악순환은 반복된다. 이처럼 문제상황에 적절한 표현을 분명하게 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발달 과정에서 사회의 보편적인 규범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게 된다.
아이는 해도 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의 경계를 잘 모른다. ‘안돼’는 아이에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경계를 확실하게 정해준다. 하지만, 모든 문제상황에서 ‘안돼’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반항심만 키울 뿐이다. 문제행동을 멈춰야 할 때는 ‘안돼’가 아닌 ‘그만’을 사용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는 아이를 훈육할 때, ‘안돼’와 ‘그만’을 사용할 적절한 순간이 언제든지 감지해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말하기 강의를 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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