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열린어린이집의 개방성, 무엇을 어떻게 개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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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2-10-13 09:56 조회1,45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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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꿈을 꾸는 아이] 열린어린이집 선정기준에 대한 어린이집 원장의 생각
열린어린이집. 어린이집 현판에 이렇게 쓰여져 있으면 무언가 투명하게 운영되는 어린이집같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받곤 한다.
열린어린이집이 처음 시작된 첫 해 우리는 열린어린이집에 도전했고, 열린어린이집에 선정이 됐다. 그 뒤 열린어린이집 재선정에 도전했으나 떨어졌다. 바쁘다는 이유로 성의없는 서류 준비가 한 몫을 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열린어린이집이라고 해봤자, 어린이집에는 어떤 혜택도 있지 않았으니, 그다지 아쉽지도 않았다. 하지만 2022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열린어린이집 선정 및 운영 계획'을 보면 점차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변하고 있었다. 열린어린이집에 재도전을 하면서 느낀 점을 연재로 실어보고자 한다.
◇ 열린어린이집, 어떻게 생겨나게 됐을까?
열린교육, 어디서 시작됐을까? 무려 20년전 대학에서 교육학 수업을 들을 때였다. 교육의 역사를 배울 때였나, 1980년대 교육을 언급하며 '열린교육'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그 때의 '열린'이 오늘의 '열린어린이집'의 시초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열린교육'이라는 말은 그당시 처음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학교 교육이 획일·경직된 방식으로 정답형의 답습적 인간을 양성하고 있다는 비판 아래 창의적이고 주체성있는 인간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열린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80년대에 강하게 제기됐다고 한다.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시도가 교육의 실제에 적용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제도를 개방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열린교육은 시작됐다.
그 당시 열린학교를 표방하는 학교를 탐방할 기회가 있었는데, 학교 시설의 지역사회 개방은 물론 벽이 통유리로 돼 있어 외부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열린교육'에서 의미하는 열린은 벽을 허물고 투명벽을 세우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현장에서 교사들의 아이들의 주의집중력이 더 낮아져 어쩔 수 없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들어야했다. 물리적인 환경에서 지역사회에 학교 공간이 개방되거나, 지역사회의 참여를 독려하고 학부모의 다양한 참여를 모색했다는 점에서는 어린이집에서의 '열린'과 방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보건복지부의 열린어린이집 선정관련 교육자료.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의 열린어린이집 선정관련 교육자료. ⓒ보건복지부
◇ 열린어린이집 선정기준 중 개방성에 대한 생각
열린어린이집의 선정기준을 보면 크게 다섯 가지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개방성, 참여성, 지속가능성, 다양성 그리고 지자체의 자체 선정기준이 그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열린어린이집에서 제시하는 '개방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개방성은 다시 공간개방성과 부모공용공간, 정보공개, 온라인 소통창구의 4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진다. 여기에는 단서가 하나 붙어 있는데, '공간 개방성(참관실, 창문, 투명창 중1개이상 설치)을 확보하지 않은 경우 열린어린이집으로 선정할 수 없음'이라는 조항이다. 개방성이 열린어린이집 선정 기준에서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 그리고 이런 선정이 안 되는 금지조항까지 붙은 걸로 보아 '열린어린이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마 개방성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개방성은 물리적 공간과 사회적인 공간으로 다시 나누어진다. 공간개방성, 부모공용공간이 물리적 공간의 개방성을 말하고, 정보공개와 온라인 소통창구는 사회적인 공간개방을 의미한다.
첫 번째 공간개방성은 부모가 편안하고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개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예전의 어린이집은 부모의 입장이 많이 제한됐고, 참여역시 부담스러워하는 운영자들이 많았던 실정에 비춰 생각해보면 공간개방성은 운영자의 입장에서도 인식을 전환해야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르게 평가인증, 공공형어린이집 등을 거치면서 어린이집의 인식은 과거와 많이 변해왔다. 어린이집의 운영시간이나 부모의참여, 참관의 기회 제공 등은 역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어린이집은 아직도 민간시설과 국공립시설의 비율이 비슷하다보니,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시장경쟁의 논리에 던져진지 오래다. 국공립과 경쟁을 하다보면, 혹은 인근의 어린이집과 자연스러운 경쟁에서 자율적으로 문을 열었고, 모든 정보가 공개된 요즘에는 대다수의 어린이집은 법적기준을 어기지 않고 운영하려고 애쓴다.
열린어린이집이 갖는 개방성의 취지에는 동의하나, 공간 개방성의 항목에 시설에 대한 부분이 언급되는 것은 다소 아쉽다. 참관실을 별도로 둘수 있는 어린이집이 몇군데나 있을 것이며, 문의 30%이상이 공개돼야 한다는 조항 때문에 전면 문을 교체하는 원도 있다. 시설의 구조 변경이 어려운 아파트 내 가정어린이집 같은 경우에는 복도에서 보육실 내부로 통하는 창문이 있을 리 없다.
어린이집처럼 소유형태가 자가부터 월세까지 다양한 곳에서 시설개보수, 또는 시설변경은 다시 재정의 악순환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사용돼야 할 운영비가 벽을 뚫어 창문을 내는데, 투명창이 30%이상 있는 문으로 교체하는데 사용돼야 한다.
부모공용공간 역시 부모가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부모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자료를 볼 수 있는 게시판이나 건의함, 육아정보 책자 등을 비치해 놓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가정어린이집 같은 곳에서는 이 공간을 만든다고 해도 실효성이 없다. 영아들은 부모가 와 있는데 선생님으로부터의 보육이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 다만 현장에서는 적응기간이 필요한 신입생들이 있는 경우에는 이 공간이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1시간 뒤 하원할 아이를 기다리는공간, 2시간 뒤 하원할 아이를 기다리는 공간으로 사용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3월 이외 신입생이 없다면, 1년중 딱 3월, 그 한 달의 몇 일 정도 사용하게 된다. 공간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어린이집 내의 공간은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내어주려 애쓰다보니 공간이 협소한 어린이집에서는 부모공용 공간의 마련이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우리원의 경우 신입학 적응기간, 그 이후의 기간에는 부모가 모여 담소를 즐기기도 하고, 육아 정보를 교환하는 공간으로 인근의 카페를 더 많이 찾는다. 사실 우리원은 지역사회 협력이라는 생각으로 육아정보가 담긴 리플릿이나 작은 책자 등을 카페와 동사무소와 같은 공기관에 갖다 놓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실제 그렇게 하기도 한다. 두 번째 열린어린이집 도전시, 어린이집 바로 옆에서 문하나 사이에 두고 운영하고 있는 부모협동조합공간을 부모공용공간으로 사용했었는데 도면상 원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인정되지 않았다.
'정보공개'와 '온라인 소통창구'의 마련은 물리적인 개방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개방의 의미가 있다. 어린이집 정보공시 항목을 수시로 확인하고 수정해 부모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어린이집 정보를 이용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 온라인 소통창구를 열어두는 것은 어린이집과 부모, 부모와 부모간의 소통을 위한 목적이 있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어린이집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고, 온라인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어린이집의 식단과 안전교육이수 현황, 소방점검의 기록 등이 보인다면, 부모의 입장에서는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정보공시에 매월 식단을 올리는 것, 주간교육계획안을 올리는 것, 바쁜 하루를 보내다 보면 놓칠 때가 많다. 선생님들에게 업무를 분장해 맡기다보니, 미안함이 많다. 아이들과 전쟁같은 하루를 보내는 교사들에게 수업준비와 행사업무 외에 또 다른 운영의 업무를 나누는 마음은 편치 않다. 그렇다고해서 원장인 내가 이런 꼼꼼한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보니 정해진 일정에 정해진 정보를 업로드 하는 것은 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어린이집에 방문한다면 볼 수 있게 현관 게시를 하라고 하면 좀 더 수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으나 정보공시에 나오는 정보는 어느 지역에 있든 다른 지역의 어린이집을 클릭 한 번으로 검색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기본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우리원은 목적에 따라 여러방법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우리원 뿐만 아니라 모든어린이집이 가정통신문을 보내거나 행사시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정보의 격차가 있다보니, 원마다 학부모들의 요구와 운영방법에 따라 대부분 정해질 테다. 우리원의 경우 페이스북은 불특정 다수의 보육에 관심있는 부모님들을 위해 누구나 볼 수 있는 정보로 개방하고 있다. 유튜브도 정보의 성격에 따라 전체 공개된 정보와 링크주소가 있는 이들만 볼 수 있는 비공개 정보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밴드는 운영위원회 임원들만 들어와 있다. 긴급하게 논의해야할 사항은 운영위원장과 부운영위원장과의 단톡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 반별로 단톡이 운영되고 있어 반별로 전달사항이 있을 때는 단톡에 공지를 올리고 있으며, 어린이집에서의 모든 안내와 정보는 문자로 아이를 보육하는 2명이상의 양육자에게 매번 전송된다. 이렇게 많은 SNS를 활용한 어린이집의 정보를 올리고 있음에도, 댓글 하나 없다. 월 1회 이상 댓글이 기준이라는 공무원의 말을 듣고 실소가 나왔다. 참여하지 않는 학부모를, 눈팅으로 늘 만족해 하는 학부모의 손가락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움직일 수 있는 것인가. 이래서 댓글 알바를 쓰는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떻게 부모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논의가 운영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여러 번 있었고, 오늘날의 방법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키즈노트같은 온라인 알림장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들의 주 보육시간에 알림을 보내는 부모와 주 보육시간에 핸드폰을 붙잡고 온라인 알림장을 탓하는 교사의 문제 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 온라인 알림장의 사용여부 역시 교사들의 의견이 많았고, 아이들과의 상호작용, 놀이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는 교사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부모님들도 감사하게도 수용해주어서 우린 아직까지도 종이 알림장을 사용하고 있다.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옳았다.
어린이집 카페는 하루의 일과를 사진으로 올리는데 사용한다. 온라인 알림장은 개별로 전송되는 것이라 내 아이만 보인다는 의견, 전체적인 '학급'의 분위기를 알기 어렵다는 교사와 부모의 의견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다소 교사와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피곤한 일이기도 하다. 내 아이가 늘 사진의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서운해 하는 부모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키우기 위함이니 운영방침에 협조를 구하고 운영해왔다.
그런데 이 많은 온라인소통창구의 운영역시 어느 것 하나 모든 부모와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집과 부모간의 소통은 그렇다고 쳐도 부모-부모간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일부 어린이집은 "월 1회이상 전체 부모공개"라는 심시기준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은 꼭 댓글 좀 달아달라고 읍소를 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 어린이집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어린이집 운영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 참여율 역시 저조하다. 사실 맞벌이가 많은 이 시대는 어쩔 수가 없다. 매번 같은 부모만 나오자니 부모도 교사도 민망하기만 하다. 그런데 교재교구비가 달린 열린어린이집 선정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열린어린이집의 부모참여에서 샤이학부모란 있을 수 없다.
이번 글은 열린어린이집 선정기준에서 '개방성' 영역에 대해 알아봤다. 열린어린이집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충분히 이해를 하나, 사실 선정방식과 운영방식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메뉴얼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나름으로 왜 그런지 찾아보고, 제안하는 방법으로 개선해나가고자 역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 들려온다.
어떻게 해야 원내 나를 포함한 교직원들이 아이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보육 외 업무를 줄이고, 부모에게 바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 나 역시 늘 갖는 의문이자 숙제이다. 열린어린이집, 아이들을 바르고 건강하게 키우고자 하는 어른들의 진심이라면, 운영과 선정과정에서도 기획하는 어른들이 먼저 사고의 유연함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일부 인용 [네이버 지식백과] 열린 교육 [open education] (교육학용어사전, 1995. 6. 29., 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
*칼럼니스트 박현주는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해 특수학교에서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내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어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됐다. 화성시에서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모님들과 함께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동참해, 현재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에서 장애영유아 발달상담도 함께 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들을 키우는 일, 육아에서 시작해 아이들의 삶까지, 긴 호흡으로 함께 걸음으로 서로의 고민을 풀어내고자 한다.
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열린어린이집. 어린이집 현판에 이렇게 쓰여져 있으면 무언가 투명하게 운영되는 어린이집같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받곤 한다.
열린어린이집이 처음 시작된 첫 해 우리는 열린어린이집에 도전했고, 열린어린이집에 선정이 됐다. 그 뒤 열린어린이집 재선정에 도전했으나 떨어졌다. 바쁘다는 이유로 성의없는 서류 준비가 한 몫을 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열린어린이집이라고 해봤자, 어린이집에는 어떤 혜택도 있지 않았으니, 그다지 아쉽지도 않았다. 하지만 2022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열린어린이집 선정 및 운영 계획'을 보면 점차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변하고 있었다. 열린어린이집에 재도전을 하면서 느낀 점을 연재로 실어보고자 한다.
◇ 열린어린이집, 어떻게 생겨나게 됐을까?
열린교육, 어디서 시작됐을까? 무려 20년전 대학에서 교육학 수업을 들을 때였다. 교육의 역사를 배울 때였나, 1980년대 교육을 언급하며 '열린교육'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그 때의 '열린'이 오늘의 '열린어린이집'의 시초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열린교육'이라는 말은 그당시 처음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학교 교육이 획일·경직된 방식으로 정답형의 답습적 인간을 양성하고 있다는 비판 아래 창의적이고 주체성있는 인간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열린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80년대에 강하게 제기됐다고 한다.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시도가 교육의 실제에 적용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제도를 개방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열린교육은 시작됐다.
그 당시 열린학교를 표방하는 학교를 탐방할 기회가 있었는데, 학교 시설의 지역사회 개방은 물론 벽이 통유리로 돼 있어 외부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열린교육'에서 의미하는 열린은 벽을 허물고 투명벽을 세우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현장에서 교사들의 아이들의 주의집중력이 더 낮아져 어쩔 수 없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들어야했다. 물리적인 환경에서 지역사회에 학교 공간이 개방되거나, 지역사회의 참여를 독려하고 학부모의 다양한 참여를 모색했다는 점에서는 어린이집에서의 '열린'과 방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보건복지부의 열린어린이집 선정관련 교육자료.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의 열린어린이집 선정관련 교육자료. ⓒ보건복지부
◇ 열린어린이집 선정기준 중 개방성에 대한 생각
열린어린이집의 선정기준을 보면 크게 다섯 가지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개방성, 참여성, 지속가능성, 다양성 그리고 지자체의 자체 선정기준이 그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열린어린이집에서 제시하는 '개방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개방성은 다시 공간개방성과 부모공용공간, 정보공개, 온라인 소통창구의 4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진다. 여기에는 단서가 하나 붙어 있는데, '공간 개방성(참관실, 창문, 투명창 중1개이상 설치)을 확보하지 않은 경우 열린어린이집으로 선정할 수 없음'이라는 조항이다. 개방성이 열린어린이집 선정 기준에서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 그리고 이런 선정이 안 되는 금지조항까지 붙은 걸로 보아 '열린어린이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마 개방성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개방성은 물리적 공간과 사회적인 공간으로 다시 나누어진다. 공간개방성, 부모공용공간이 물리적 공간의 개방성을 말하고, 정보공개와 온라인 소통창구는 사회적인 공간개방을 의미한다.
첫 번째 공간개방성은 부모가 편안하고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개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예전의 어린이집은 부모의 입장이 많이 제한됐고, 참여역시 부담스러워하는 운영자들이 많았던 실정에 비춰 생각해보면 공간개방성은 운영자의 입장에서도 인식을 전환해야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르게 평가인증, 공공형어린이집 등을 거치면서 어린이집의 인식은 과거와 많이 변해왔다. 어린이집의 운영시간이나 부모의참여, 참관의 기회 제공 등은 역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어린이집은 아직도 민간시설과 국공립시설의 비율이 비슷하다보니,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시장경쟁의 논리에 던져진지 오래다. 국공립과 경쟁을 하다보면, 혹은 인근의 어린이집과 자연스러운 경쟁에서 자율적으로 문을 열었고, 모든 정보가 공개된 요즘에는 대다수의 어린이집은 법적기준을 어기지 않고 운영하려고 애쓴다.
열린어린이집이 갖는 개방성의 취지에는 동의하나, 공간 개방성의 항목에 시설에 대한 부분이 언급되는 것은 다소 아쉽다. 참관실을 별도로 둘수 있는 어린이집이 몇군데나 있을 것이며, 문의 30%이상이 공개돼야 한다는 조항 때문에 전면 문을 교체하는 원도 있다. 시설의 구조 변경이 어려운 아파트 내 가정어린이집 같은 경우에는 복도에서 보육실 내부로 통하는 창문이 있을 리 없다.
어린이집처럼 소유형태가 자가부터 월세까지 다양한 곳에서 시설개보수, 또는 시설변경은 다시 재정의 악순환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사용돼야 할 운영비가 벽을 뚫어 창문을 내는데, 투명창이 30%이상 있는 문으로 교체하는데 사용돼야 한다.
부모공용공간 역시 부모가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부모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자료를 볼 수 있는 게시판이나 건의함, 육아정보 책자 등을 비치해 놓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가정어린이집 같은 곳에서는 이 공간을 만든다고 해도 실효성이 없다. 영아들은 부모가 와 있는데 선생님으로부터의 보육이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 다만 현장에서는 적응기간이 필요한 신입생들이 있는 경우에는 이 공간이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1시간 뒤 하원할 아이를 기다리는공간, 2시간 뒤 하원할 아이를 기다리는 공간으로 사용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3월 이외 신입생이 없다면, 1년중 딱 3월, 그 한 달의 몇 일 정도 사용하게 된다. 공간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어린이집 내의 공간은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내어주려 애쓰다보니 공간이 협소한 어린이집에서는 부모공용 공간의 마련이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우리원의 경우 신입학 적응기간, 그 이후의 기간에는 부모가 모여 담소를 즐기기도 하고, 육아 정보를 교환하는 공간으로 인근의 카페를 더 많이 찾는다. 사실 우리원은 지역사회 협력이라는 생각으로 육아정보가 담긴 리플릿이나 작은 책자 등을 카페와 동사무소와 같은 공기관에 갖다 놓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실제 그렇게 하기도 한다. 두 번째 열린어린이집 도전시, 어린이집 바로 옆에서 문하나 사이에 두고 운영하고 있는 부모협동조합공간을 부모공용공간으로 사용했었는데 도면상 원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인정되지 않았다.
'정보공개'와 '온라인 소통창구'의 마련은 물리적인 개방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개방의 의미가 있다. 어린이집 정보공시 항목을 수시로 확인하고 수정해 부모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어린이집 정보를 이용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 온라인 소통창구를 열어두는 것은 어린이집과 부모, 부모와 부모간의 소통을 위한 목적이 있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어린이집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고, 온라인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어린이집의 식단과 안전교육이수 현황, 소방점검의 기록 등이 보인다면, 부모의 입장에서는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정보공시에 매월 식단을 올리는 것, 주간교육계획안을 올리는 것, 바쁜 하루를 보내다 보면 놓칠 때가 많다. 선생님들에게 업무를 분장해 맡기다보니, 미안함이 많다. 아이들과 전쟁같은 하루를 보내는 교사들에게 수업준비와 행사업무 외에 또 다른 운영의 업무를 나누는 마음은 편치 않다. 그렇다고해서 원장인 내가 이런 꼼꼼한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보니 정해진 일정에 정해진 정보를 업로드 하는 것은 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어린이집에 방문한다면 볼 수 있게 현관 게시를 하라고 하면 좀 더 수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으나 정보공시에 나오는 정보는 어느 지역에 있든 다른 지역의 어린이집을 클릭 한 번으로 검색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기본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우리원은 목적에 따라 여러방법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우리원 뿐만 아니라 모든어린이집이 가정통신문을 보내거나 행사시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정보의 격차가 있다보니, 원마다 학부모들의 요구와 운영방법에 따라 대부분 정해질 테다. 우리원의 경우 페이스북은 불특정 다수의 보육에 관심있는 부모님들을 위해 누구나 볼 수 있는 정보로 개방하고 있다. 유튜브도 정보의 성격에 따라 전체 공개된 정보와 링크주소가 있는 이들만 볼 수 있는 비공개 정보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밴드는 운영위원회 임원들만 들어와 있다. 긴급하게 논의해야할 사항은 운영위원장과 부운영위원장과의 단톡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 반별로 단톡이 운영되고 있어 반별로 전달사항이 있을 때는 단톡에 공지를 올리고 있으며, 어린이집에서의 모든 안내와 정보는 문자로 아이를 보육하는 2명이상의 양육자에게 매번 전송된다. 이렇게 많은 SNS를 활용한 어린이집의 정보를 올리고 있음에도, 댓글 하나 없다. 월 1회 이상 댓글이 기준이라는 공무원의 말을 듣고 실소가 나왔다. 참여하지 않는 학부모를, 눈팅으로 늘 만족해 하는 학부모의 손가락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움직일 수 있는 것인가. 이래서 댓글 알바를 쓰는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떻게 부모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논의가 운영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여러 번 있었고, 오늘날의 방법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키즈노트같은 온라인 알림장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들의 주 보육시간에 알림을 보내는 부모와 주 보육시간에 핸드폰을 붙잡고 온라인 알림장을 탓하는 교사의 문제 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 온라인 알림장의 사용여부 역시 교사들의 의견이 많았고, 아이들과의 상호작용, 놀이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는 교사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부모님들도 감사하게도 수용해주어서 우린 아직까지도 종이 알림장을 사용하고 있다.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옳았다.
어린이집 카페는 하루의 일과를 사진으로 올리는데 사용한다. 온라인 알림장은 개별로 전송되는 것이라 내 아이만 보인다는 의견, 전체적인 '학급'의 분위기를 알기 어렵다는 교사와 부모의 의견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다소 교사와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피곤한 일이기도 하다. 내 아이가 늘 사진의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서운해 하는 부모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키우기 위함이니 운영방침에 협조를 구하고 운영해왔다.
그런데 이 많은 온라인소통창구의 운영역시 어느 것 하나 모든 부모와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집과 부모간의 소통은 그렇다고 쳐도 부모-부모간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일부 어린이집은 "월 1회이상 전체 부모공개"라는 심시기준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은 꼭 댓글 좀 달아달라고 읍소를 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 어린이집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어린이집 운영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 참여율 역시 저조하다. 사실 맞벌이가 많은 이 시대는 어쩔 수가 없다. 매번 같은 부모만 나오자니 부모도 교사도 민망하기만 하다. 그런데 교재교구비가 달린 열린어린이집 선정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열린어린이집의 부모참여에서 샤이학부모란 있을 수 없다.
이번 글은 열린어린이집 선정기준에서 '개방성' 영역에 대해 알아봤다. 열린어린이집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충분히 이해를 하나, 사실 선정방식과 운영방식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메뉴얼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나름으로 왜 그런지 찾아보고, 제안하는 방법으로 개선해나가고자 역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 들려온다.
어떻게 해야 원내 나를 포함한 교직원들이 아이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보육 외 업무를 줄이고, 부모에게 바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 나 역시 늘 갖는 의문이자 숙제이다. 열린어린이집, 아이들을 바르고 건강하게 키우고자 하는 어른들의 진심이라면, 운영과 선정과정에서도 기획하는 어른들이 먼저 사고의 유연함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일부 인용 [네이버 지식백과] 열린 교육 [open education] (교육학용어사전, 1995. 6. 29., 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
*칼럼니스트 박현주는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해 특수학교에서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내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어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됐다. 화성시에서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모님들과 함께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동참해, 현재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에서 장애영유아 발달상담도 함께 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들을 키우는 일, 육아에서 시작해 아이들의 삶까지, 긴 호흡으로 함께 걸음으로 서로의 고민을 풀어내고자 한다.
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