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임신·출산 겪은 생생한 기록 '아기 낳는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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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18-08-22 11:02 조회3,72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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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고통스러운 임신과 출산 경험을 생생하면서도 재미있게 그려낸 만화책이 출간됐다. 네이버 웹툰 연재 당시 높은 관심을 받은 '아기 낳는 만화'(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자신을 '애 키우는 시각예술가'로 소개하는 작가 '쇼쇼' 작품이다.
이 만화는 임신·출산 미경험자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일 수 있지만, 경험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폭풍 공감'을 일으킨다. 임신과 출산으로 겪게 되는 수많은 낯선 경험을 적나라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그냥 말로 해서는 금방 와 닿지 않는 장면들을 그림으로 보여주니 더 생생한데, 귀여운 일러스트로 순화해 민망한 이야기들이 조금 더 부드럽게 전달된다.
다른 여러 신체 기능·활동과 마찬가지로 임신·출산 경험에도 개인차는 크게 마련이지만, 당사자인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이 누구나 있기에 경험자들이라면 그 고통의 기억을 되새기며 공감하게 된다. 이런 내용을 잘 모르고 임신하게 되는 여성이 많은 실정이어서 이 책이 사전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인공수정으로 시작해 임신 중에도 입원을 여러 차례 하는 등 많은 고비를 넘겼다. 상태가 좋지 않아 임신 기간 내내 거의 누워 있어야 하는데, 임신 중에는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집중력이 떨어져 책 읽기 같은 것도 하기 어렵다. 이런 임산부에게 '계속 누워 있으니 좋겠다'는 둥 하는 말은 폭력이 된다. 뭘 먹지 말아야 한다든가, 많이 먹어야 한다든가 하는 잔소리도 거북하다. 힘든 시간을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데는 다정한 남편의 위로와 배려가 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여성들에게 고난의 시간인 임신과 출산 기간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된다. 남편의 든든한 지원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의 지나치지 않은 관심과 적절한 배려, 사회의 제도적인 지원 등이 절실하다. 심한 입덧으로 임신 초기부터 일을 못하고 경력 단절을 겪어야 하는 상황, 직장을 다니는 난임 부부들이 회사에서 눈치를 봐가며 월차를 써야 하는 상황, 초음파 진료비와 입원비 등을 부담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정부 지원금 같은 것들이 이 시기 여성들을 더 우울하게 만든다.
작가는 "꼭 출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비출산이 답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지만, 출산에 대해 결정할 때 출산 당사자가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 '임신과 출산'인 만큼 작게는 가족들의, 크게는 사회의 좀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힘들었던 이야기이지만, 익살스러운 그림과 설명으로 웃음이 터지는 장면이 많다.
인터넷 연재 내용에 더해 주인공 쇼쇼의 남편 포포가 옆에서 겪은 일화를 직접 그린 '포포의 일기'와 임신 정보를 담은 '4컷 임신 정보', 임신 중 고민을 그린 '단행본 특전 에피소드' 등이 추가됐다.
296쪽. 1만3천800원.
min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8/22 06:0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