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청][시민뉴스]장준하 등불길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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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19-08-20 15:05 조회3,31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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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3km, 깊고 아름다운 약사계곡 따라 조성
시민기자 서상경
한북정맥 광덕산에서 가지를 친 능선이 명성산에 이르는 긴 산줄기에 각흘산이 있다. 각흘산 줄기가 만들어낸 깊고 아름다운 약사계곡에 장준하 등불길이 조성되었다. 전체거리는 1.5km, 왕복으로 3km 거리다. 이곳을 다녀온 포천시청 선답사자로부터 대강의 위치만 안내받고 탐방에 나섰다.
47번 국도 철원군 와수리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약사계곡 입구의 휴랜드 캠핑장이 등불길의 시작점이다. 이곳으로 들어가 관리사무소에서 장준하 등불길에 대하여 문의하였으나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였다. 다만 관리사무소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약사계곡 작은 오솔길이 나온다 했으므로 계곡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사실 오늘이 두 번째 방문이다. 전날 이곳에 찾아 들어갔었다. 마침 캠핑을 하고 있던 피서객에게서 이곳에는 길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능선으로 올라갔다가 출입금지 표지를 보고 돌아섰던 터였다.
▲휴랜드 캠핑장 입구ⓒ시민기자 서상경
약사계곡은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두 산줄기 사이에 생겨난 물줄기다. 처음에는 오솔길처럼 아담한 산길이었으나, 깊이 들어갈수록 로프를 잡고 지나야 하는 벼랑길이 나왔다. 다행히 장준하 등불길이라는 작은 안내판과 리본들이 있어서 길을 찾아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생각보다 계곡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람이 찾은 흔적이 거의 없는 오지와 같은 계곡은 신비감까지 느껴졌다. 계곡을 찾는 피서객도 이곳 깊은 곳까지는 찾아들지 않는 모양이다. 한여름의 무더위가 저 멀리 달아나는 나무 그늘과 찬바람이 계곡 어디에선가 불어왔다. 오래전에도 이곳에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등산길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지금의 계곡길 흔적으로 봐서 오지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한 번쯤 등산로로 이용할 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길의 로프ⓒ시민기자 서상경
“조국애를 몰라서 조국을 귀하게 여기지 못했고, 조국을 귀중하게 여기지 못하여 우리의 선조들은 조국을 팔았던가. 우리는 또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않으련다. 나는 또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하여 이 가슴의 피눈물을 삼키며 투쟁하련다.”
도대체 이렇게 아름다운 계곡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장준하 등불길이라니…. 계곡 오솔길에 걸려있는 안내문의 글귀가 예사롭지 않았다.
장준하 선생은 이 계곡 어디쯤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1975년 8월 17일. 오늘처럼 더운 날이었다. 당시의 박정희 유신정권은 등산 도중 실족사로 발표했으나 지금까지 정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다만 그가 일제강점기에 광복군과 임시정부에서 활동하며 독립운동을 했고 해방 후에는 월간 사상계를 창간하고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펼쳤다는 것이 그의 죽음과 관계있지 않을까 생각할 뿐이다.
▲장준하 등불길 안내문ⓒ시민기자 서상경
▲약사계곡ⓒ시민기자 서상경
시냇물을 건너고 계곡길로 30분 정도 들어서자 태극기와 ‘장준하 선생님 원통히 숨진 곳’이라는 기념비가 나왔다. ‘원통히 숨진 곳’이라는 의미는 비밀 같은 그의 죽음에 대한 열쇠를 뜻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마침 2018년은 장준하 선생의 출생 100년으로 ‘장준하 100년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올해는 이곳에서 탐방 행사가 있었던 모양이다. 포천시에서도 약사계곡 입구에서 선생이 숨진 채 발견된 검안 바위까지 1.5km 산길을 정비하여 장준하 등불길로 이름 지었다. 앞으로 장준하 평화관도 건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장준하 선생의 나라 사랑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킨다는 의미다.
약사계곡의 바위에 앉았다. 오늘날에 이 정도의 아름다운 계곡길이라면 옛날에도 등산로로 좋은 장소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당시 군사 보호구역이었다가 선생이 의문사하기 불과 일주일 전에 해제된 지역이었다고 한다. 주위는 온통 바위 절벽으로 등산하기 쉽지 않은 지형이다. 하필이면 선생은 이곳으로 등산을 시도했던 것일까?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김구 선생이 정작 나라가 독립된 후에는 반대세력에 의해 암살되었듯이, 선생도 조국의 민주화를 위하여 애쓰다가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의문을 가지며 계곡길을 돌아 나왔다.
▲태극기와 기념비ⓒ시민기자 서상경
* 장준하 등불길 정보
- 대중교통 없음(이동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로 이동 가능)
- 자가용으로 접근한다면 휴랜드 캠핑장 관리사무소에 주차 허락받는 것이 좋음.
- 입구 커피전문점 마당에 허락 없이 주차하면 항의 전화 받을 수 있음.
- 휴랜드 관리사무소 왼쪽으로 들어가면 등불길 입구가 나온다.
- 시냇물을 건너는 곳이 있으므로 비가 많이 내린 날에는 가지 않는 곳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