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약 5천년 전 선사시대부터 '젖병'에 동물젖 담아 유아 먹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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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19-10-04 14:35 조회3,15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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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인류가 약 5천년 전 선사시대 때부터 이미 지금의 젖병과 같은 용기를 이용해 동물의 젖을 유아에게 먹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브리스틀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화학과 줄리 던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아 무덤에서 발견된 용기와 용기내 남아있는 물질에 대한 성분 분석 등을 토대로 얻은 이런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밝혔다.
진흙으로 만든 이 용기들은 유럽지역에서 신석기시대인 5천년 전 유물에서 처음 출토됐으며 이후 청동기와 철기시대 때 더 많이 발견됐다.
크기는 아기들이 손에 쥘 정도로 작고 액체를 빨아먹을 수 있는 꼭지가 있으며, 일부는 다리까지 달려 상상 속의 동물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용기는 처음에는 용도가 불분명해 환자나 노약자에게 무언가를 먹이는 용도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 용기가 젖병으로 사용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발굴된 청동기 말기(BC 1200~800)와 철기시대 초기(BC 800~450)의 아동 무덤에서 나온 비슷한 용기 3개를 골라 안에 담겼던 물질에 대한 화학성분 및 동위원소 분석을 진행했다.
이 용기들은 약 5~10㎝ 크기에 아주 작은 구멍을 가진 꼭지를 갖고 있었으며, 0~6세 어린이 유골 옆에서 발견됐다.
용기의 지질 잔여물 분석한 결과, 동물의 지방산으로 확인됐다. 용기 2개에 담겼던 것은 소나 양, 염소 등 반추동물의 우유가 담겼던 것으로 분석됐으며 나머지 1개는 모유나 돼지로 추정되는 비반추동물의 젖이 섞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기 무덤에서 발견된 용기에서 가축의 젖 성분이 검출된 것은 이 용기가 모유 대신 또는 이유식으로 동물 젖을 아기에게 먹이는 데 이용됐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유식의 종류를 직접 규명하고 고대 문화권의 젖병용 용기에 관해 들여다볼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음으로써 선사시대의 모유 수유와 젖떼기, 유아와 산모의 보건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 연구 이전에는 젖떼기에 관한 증거를 유아 뼈에 대한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는데 이는 그 시기만 추정할 수 있을 뿐 이유식으로 무엇을 먹였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던 박사는 " 이 작은 용기는 수천년 전에 유아들을 어떻게 길렀는지에 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면서 "드물기는 하지만 다른 선사시대 문화권에서도 비슷한 용기가 출토되고 있어 연구대상 지역을 확대해 같은 용도로 사용됐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과학원 동양·유럽고고학연구소의 카타리나 레바이-살리스부리 박사는 "선사시대에 아기를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우리는 아기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양육 문화를 연구하는데 관심을 갖고있다"면서 "이 용기에 담긴 음식이 무엇이었는지 처음으로 확인한 것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eomn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9/26 0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