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아기 변 단단할 때 분유 '진하게' 먹여라? 근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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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19-12-26 16:44 조회4,83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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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울 때 꼭 필요한 Q&A] 수유 시기에 나타나는 문제점들②
아이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 모유를 먹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것도 참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젖이 잘 안 나와서, 아이가 젖을 잘 못 빨아서, 산모의 건강상태가 안 좋아서 등 다양한 이유로 모유와 분유를 함께 먹이거나, ‘과감히’ 분유만 먹이는 부모도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분유 수유라고 매사 쉬운 것도 아닙니다. 이 분유가 우리 아이의 체질에 맞는 분유인지도 확인해야 하고, 분유 탈 때 쓰는 물, 농도, 온도까지 따져야 하니 초보 부모들은 난감하고 어렵습니다. 오늘은 아이에게 분유를 먹일 때 알아둬야 할 상식들과,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처하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모유 적다고 설탕물 먹이면 '물배'만 찹니다'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아이에게 분유먹일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베이비뉴스
◇ 분유 먹는 아이가 더 잘 크는 것 같아요. 분유의 영양이 더 우수한가요?
분유와 모유는 기본적으로 비슷한 영양소로 구성되어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구성 성분이 다소 다릅니다. 이런 차이점은 영아 성장뿐만 아니라 평생 건강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대부분 분유는 우유로 만드는데, 우유는 원래 아기가 아닌 송아지에게 적당한 성분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것을 모유와 비슷하도록 영양소들을 조절한 것이 조제분유입니다. 그러므로 아기에게 가장 바람직한 식품은 모유이며 모유를 먹일 수 없을 때만 분유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 분유를 탈 때 어떤 물을 사용하면 좋을까요? 분유를 미리 타놓아도 될까요?
분유를 탈 때 사용하는 물은 공인된 깨끗한 물이나 정수된 물을 권장합니다. 분말 분유는 멸균상태가 아니므로 끓여서 식힌, 70℃ 이상의 더운물에 타도록 하며 정수기의 찬물과 더운물을 그대로 섞어서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기에게 먹일 때는 더 식혀서 체온 정도의 온도로 먹여야 합니다. 분유는 아기가 원할 때마다 먹이기 직전에 준비해서 먹이는 것이 원칙입니다. 분유를 미리 타 놓는다면 4℃ 이하의 냉장고 안에서 24시간 동안 보관 가능하며, 분유를 다시 데울 때는 뜨거운 물이 담긴 사발에 넣어 덥히는 중탕 방법을 활용하고 전자레인지는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먹다 남은 분유는 아기의 침 등으로 오염되었으므로 바로 버려야 합니다.
◇ 아기가 변비인 것 같아요, 이럴때 분유를 진하게 타 먹이라는데 옳은 방법인가요?
간혹 아기의 변이 단단할 때 분유를 진하게 먹인다거나, 설사할 때 묽게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말이고 오히려 영아는 생리 기능이 미숙하므로 표준 농도를 지켜서 먹여야 합니다.
한편, 분유와 모유의 성분 차이 때문에 분유수유아의 변은 모유수유아의 변보다 다소 단단합니다. 하지만 변이 단단하다고만 해서 변비로 진단할 수는 없으며 대변 보는 횟수, 단단한 변으로 대변 보기가 힘든 상황 등 나이에 따른 변비의 진단기준에 부합해야 합니다.
◇ 분유 대신 생우유 먹여도 될까요?
생우유는 생후 12개월 이후부터 줄 수 있습니다. 12개월 이전 영아의 장은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 생우유를 먹이면 우유 단백에 알레르기를 일으켜 미세한 장 출혈을 유발할 수 있으며, 생우유는 분유보다 철분 함량이 적어 철 결핍 빈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2세 이전에는 저지방 또는 무지방 우유를 주면 안 됩니다. 지방은 영아의 성장에 필요할 뿐 아니라 비타민 D 등 지용성비타민 흡수에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요구르트나 치즈 등의 유제품은 8~10개월 무렵부터 먹일 수 있습니다.
◇ 아이가 분유를 줘도 자꾸 배고파하는데, 한꺼번에 많이 먹여도 되나요?
한 번에 먹이는 분유량, 하루에 먹이는 횟수, 한 번 먹이는 데 걸리는 시간 등 분유 수유에 일정한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크면서 1회 수유량과 수유 간격이 점차 늘어나며 대개 생후 1~2개월 이내에 아기가 원하는 대로 일정한 패턴이 생기므로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단, 한 번 먹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분을 넘기지 말고, 하루 동안 수유하는 총 분유량은 1000mL가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환경호르몬 노출을 줄이려면 비스페놀A를 쓰지 않은 플라스틱 젖병을 써야합니다. 유리 젖병은 환경호르몬 걱정은 없지만 무겁고 꺠지기 쉬워요. 늦어도 18개월 이후부터는 젖병대신 컵으로 먹이세요. ⓒ베이비뉴스
◇ 플라스틱? 유리? 어떤 젖병을 쓰는 것이 좋은가요?
내분비교란물질(환경호르몬)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비스페놀A를 사용하지 않은 플라스틱(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등의 불투명한 플라스틱) 젖병을 권장합니다. 유리 젖병은 비스페놀A가 녹아 나올 염려는 없지만 무겁고 깨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한편, 아이가 커서도 젖병을 끊지 못하고 물고 잠드는 버릇이 있으면 충치가 생기기 일쑤입니다. 그러니 젖병은 첫돌이 되면 끊도록 하고, 늦어도 15~18개월에는 젖병 대신 컵으로 먹이세요.
◇ 아이가 자꾸 분유를 게워내요
게우기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지만, 주기적으로 토하거나 토물에 혈액이나 녹색 담즙이 섞여 나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게우기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는 없지만, 다음 방법을 사용하면 게우는 횟수를 줄일 수는 있습니다.
▲한꺼번에 많이 먹이지 말고 소량씩 자주 먹이기
▲갑작스러운 소음, 불빛 등으로 수유를 방해하지 말기
▲ 수유 중간과 후에 트림시키기, 아기를 눕힌 상태에서 수유하지 않기
▲ 수유 후에 바로 눕히지 말고 20~30분간 곧추세워서 안고 있기
▲ 젖병 젖꼭지 구명이 너무 크거나 혹은 너무 작은 건 아닌지 확인하기
▲ 아기가 너무 배고파하기 전에 수유하기
▲ 수유 직후 아기와 격렬히 놀아주거나 흔들지 않기
▲ 분유를 약간 걸쭉하게 만들어 먹이기
▲ 우유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경우 전문의와 상담한 후 저알레르기 분유(단백가수분해분유)를 먹이기.
산양분유는 알레르기 있는 아이용 분유다? 오해입니다. ⓒ베이비뉴스
◇ 아이가 설사하는데, 설사분유로 바꿔 먹여볼까요?
아이가 설사한다고 항상 설사 분유(저유당분유)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급성 장염 환자에서 이차유당불내증이 발생하고, 소장의 흡수력이 감소한 때에만 전문의의 권고대로 저유당분유를 단기간 먹여볼 수 있습니다.
◇ 우유 알레르기가 의심되는데, 대두단백분유를 먹이는 게 좋을까요?
우유 알레르기 환아는 대두에도 알레르기를 보이는 교차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임의로 대두단백분유로 바꿔 먹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후에 저알레르기분유(단백가수분해분유)를 먹이도록 합니다.
요즘 산양분유를 마치 알레르기용 분유인 것처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산양분유는 말 그대로 산양의 젖으로 만든 분유로, 결코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에게 안전한 분유는 아닙니다. 알레르기 환아는 산양분유에도 교차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무조건 산양분유로 바꿔 먹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후에 먹이도록 합니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주임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해외 논문 50여 편과 국내 논문 110여 편을 발표했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했다.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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