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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보육교사의 아동학대 막으려면? 외부 지원체계 마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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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1-02-26 11:22 조회2,9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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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낮잠을 안 잔다는 이유로 10개월 된 원아 등 4명의 아동을 상대로 75차례 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로 보육교사 2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장애아동을 포함한 원생 10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한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6명과 원장이 검찰에 송치되는 일도 있었다.

최근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을 전하는 뉴스가 잇따라 보도됐다. 최근 사건의 특징인 아동에 대한 학대가 상습적이고 그 횟수 또한 많다는 점이다. 보육기관과 보육교사를 신뢰하고 아이를 맡긴 부모와 보호자들은 보도를 볼 때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어린이집에 다녀온 아이 얼굴이나 몸에 작은 상처가 보여도 혹시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왜 아이를 전문적으로 돌보고 교육하는 곳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하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보육교사의 아동학대를 막고 우리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을까. 2014년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완정 인하대학교 아동심리학과 교수를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어린이집 특성상…보육교직원의 아동학대 신고 어렵다”

‘왜 그 교사가 그렇게 되었을까?’,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소식을 들으면 내가 욕먹은 것 같고 내가 먼저 미안하고 부끄럽고 자존심도 상하고…개인적으로 2014년 송도 아동학대 사건 때 충격을 받았어요. 당·정·청에서 보육교사 인성문제가 거론되고 사회적 논란이 되면서 내가 이 문제를 노력해서 5년 안에 해결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뛰었고 핵심이 무엇인지 몇 년에 걸쳐 오랫동안 고심했어요.”

그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는 이완정 교수. 이 교수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대해 아동학대 용어가 남발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용어부터 아동학대가 아닌 부적절한 행위로 구별해서 써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근 보육교사 아동학대 보도의 증가는 학대가 많아진 탓일까, 발견이 많아진 것일까.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속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등 보육교직원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다. 2018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 자료에 따르면, 보육교직원에 의한 신고는 213건으로 전체의 0.6%. 보육교직원의 신고가 적은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어린이집의 특성을 꼽았다.

이 교수는 “반별로 보육이 이뤄져 다른 교사의 부적절행위를 알기 어렵고, 소규모 조직이라 서로 긴밀하다”면서 “교사 간 철학이 다를 수 있어 나와 다른 차이에 대해 쉽게 잘못된 것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부적절행위라 생각하더라도 원장 등 관리자에게 알리기 어렵거나 알려도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 조직 분위기가 강하다면 교사 한 명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어린이집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 “양성과정의 한계·전문성 부족·업무 여건…자기경계가 무너진 것”


이완정 인하대 아동심리학과 교수는 보육교사 아동학대 원인에 대해 "양성과정의 한계, 전문성 부족, 업무 여건"이라고 꼽았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보육교사에 의한 아동학대 원인은 무엇일까. 이 교수는 “보육교사 양성과정의 한계, 이로 인한 전문성 부족, 업무 여건의 열악한 구조, 그리고 어느 직군에서나 있을 수 있는 개인적 인성이나 성격의 문제”라고 꼽았다.

이 교수는 학대 원인을 보육교사 인성 문제로 보는 것에 대해 “적합하지 않고 보육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불쾌하다”고 선을 그었다. 양성과정의 문제와 인성을 연결하는 데 대해 “양성과정이 수월하다고 인성이 나쁜 사람이 되지 않는다. 인성은 별개로 논해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아동학대로 판정받은 보육교사의 경우, “부적절한 행위를 한 번만 한 게 아니라 반복적으로 한 것이고 그 사이 자기경계가 무너졌을 것”이라면서 “탐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가 부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적절 행위에 대한 경계가 모호할 수 있으니 명시화하는 게 관리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한 예로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법령으로 영유아와의 상호작용 시 금지되는 행위를 명시한 사례를 언급했다. 금지된 행위에는 창피를 주거나 모욕하는 것, 바깥놀이나 급간식을 금지하는 것, 억지로 먹이는 것 등 구체적 사례가 포함돼 있었다. 

자기경계가 무너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 교수는 “부적절한 행동인 것을 알면서 행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문성과도 연결된다. 이 교수는 “아이가 밥을 안 먹으려고 할 때 적합한 대안을 제대로 익히지 않은 교사는 밥을 먹여야 하는 미션과 아이를 돌아다니지 않게 해야 한다는 두 미션 사이에서 부적절한 행동이 나오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전문성 제고가 중요하고 또 자기경계를 무너뜨리는 상황은 업무 여건이 열악할 때 더 생긴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장에서 눈에 띄는 학대 원인으로 아동의 문제행동 지도, 발달적으로 어려움을 나타내는 영유아에 대한 지도의 어려움 호소가 증가했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영유아 개인의 발달적 특성, 보호자의 양육 특성과도 이어지는 문제다. 이 교수는 “정부 관련 기관, 발달심리, 상담전문가 등 외부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보육교직원의 심리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일부 부모 혹은 보호자의 과다한 요구, 부적절한 민원을 지적했다. 2018년과 2020년 두 명의 보육교사가 아동 부모와 친인척으로부터 학대 의심과 누명으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 “전국 시·군·구에 육아종합지원센터 확충해 모세혈관 역할 해야”


이완정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법령으로 영유아와의 상호작용 시 금지되는 행위를 명시한 사례를 소개했다. ⓒ베이비뉴스
가장 큰 학대 원인은 ‘전문성 부족’이다. 어떻게 교사의 전문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이 교수는 “영유아의 문제되는 행동이 반복될 경우 적절한 지도방법을 알았다면 부적절한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보육교사 양성과정이나 보육교사 근무과정에서 지속해서 전문성을 높여 적절한 지도방법과 적합한 행동방식을 내재화시킬 것과 이를 위해 원장 등 관리자가 모니터링하고 지원하는 것, 외부 전달체계나 지원기관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보육교사 양성과정에서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하는 게 기본이다. 이 교수는 “현장에 가면 초기 오리엔테이션부터 모두 원장의 몫이다. 근무 때 모니터링 철저하게 하고 문제 사례, 상담 사례 심도 있게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해주고, 적절하게 행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그 일을 원장이 혼자 다 해낼 수 있겠느냐. 여기가 딜레마”라고 했다.

이 교수는 “잘하는 원장도 있지만 전국의 원장과 시설의 규모를 생각하면 역부족이다. 외부 지원체계가 지원하지 않으면 결국 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그간 예산 부족으로 소홀했던 원장의 관리역량 증진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 교수가 내놓은 대안은 바로 “전달체계를 강화해서 아동학대 전담 업무를 확충하는 것”, “가장 시급한 건 전국 시·군·구마다 육아종합지원센터 확충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2014년부터 예산 늘리는 것 외엔 다 해본 것 같다. 해외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료를 찾아 보니 결국에는 전달체계 확충해서 같이 지원하는 것 말고는 없더라. 상대적으로 우리가 부실하다는 걸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보육정책은 건강·안정, 아동학대 예방은 기본선으로 상시 관리하면서, 양질의 보육과정 운영을 병행하는 투톱 체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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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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