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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안 돼”라는 말에 불같이 화를 내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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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1-12-11 14:22 조회1,6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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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꿈을 꾸는 아이] ‘안 된다’는 말 정말 아이들에게 쓰면 안 될까요?
‘안 된다’는 말 정말 아이들에게 쓰면 안 될까요? “안 돼!” 아이를 키우면서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면 거짓말, 이 말에 대해 고민해보자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긍정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해주고 가급적 부정적인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유아교육전문가들은 늘 이야기합니다. 정말, “안 돼”라는 표현은 정말 아이에게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금기어일까요?

아이가 게임을 합니다. 아이는 신나게 게임에 몰입했고, 어느새 실력이 한계에 다다라 혹은 시간이 다되어 게임이 끝이납니다. ‘GAME OVER‘ 게임이 끝났음을 알리는 문구가 화면에 비칩니다. 아이에게 ’GAME OVER‘의 뜻을 아느냐 물었습니다.
“으응, 새로운 게임을 시작 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

아이가 대답합니다.

나름 유아교육전문가라고 하는 저도 급할 때면 혹은 단호함의 표현으로 “안 돼”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런 저를 보고, 일장 연설을 늘여놓는 이도 있습니다. “안 돼”라는 표현은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물론 가급적 긍정의 용어를 쓰는 것은 모든 교사의 필수 덕목일 것입니다.

나는 아이에게 ’안 돼‘라는 표현을 쓸 때면 늘,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여지를 반드시 남겨둡니다. 아이가 스스로 찾아내지 못한다면 몇 가지를 예를 들어 설명하거나 보여주기도 합니다. 울음을 멈추고 안전하고 즐거울 무언가를 제시해 금세 기분이 전환되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내가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안 돼”라는 의미는 ’너는 이것 말고 다른 것들을 할 수 있단다‘, ’이것은 위험하지만, 안전하고 재미있는 것을 우리 찾아보는 건 어떨까‘의 의미로 사용합니다.

물론 내가 정한 ’안 돼‘라는 의미를 완전하게 이해하기 전이나 타기관에서 오래 부정적 피드백을 잔뜩 받고 온 아이들의 경우에는 첫 마디 ’안 돼‘가 떨어지기 무섭게 발버둥을 치며 세상이 끝난 것처럼 울어 젖히기도 합니다. 마치 게임을 다하고 나서 화면에 ’GAME OVER‘ 표시를 보고 세상이 끝난 것처럼 화를 내는 아이들처럼요.

뒤늦게 제법 유아들에 대해 경험치가 제법 쌓인 무렵 막둥이를 낳았습니다. 등을 바닥에 붙이고 아무런 도움 없이는 오직 천장만 바라보고 지내던 아기가 어느새 뒤집기를 하고 힘겹게 목을 가눕니다. 2차원 인간에서 3차원 인간으로 등극하는 감격적인 순간이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배밀이를 시작합니다. 아이에게 우리집은 설레는 우주이자 미지의 탐험장소입니다. 어느 날은 눈 깜짝하는 사이 강아지 화장실로 돌진하고 있거나, 또 어느날은 전기콘서트를 당기려고 길다란 전선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여지없이 나는 “그건 안 돼. 더 재미있는게 많으니까, 우리 저쪽으로 가볼까?” 아이를 안고 아이가 좋아할만한 다른 것들을 찾아 아이의 작은 우주 안에서 새로운 모험을 찾아 다시 떠납니다.

때로는 친절하게만 이야기하면 위험을 잘 지각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엄마가 할 수 있는 모든 리액션을 동원해 “위험해”를 알려주기 위해 무서운 표정과, 단호한 말투로 “안 돼!”라고 따끔하게 이야기해 줄 때도 있습니다. 부모가 세심하게 미쳐 보지 못한 경우에는 여지없이 크고작은 부상을 당하기도 합니다. 배운 사람답게 모서리 보호대며, 안전쿠션이며 다치지 않고 아이의 우주를 마음껏 탐험하라고 내어주어도 이 모양입니다.

그래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은, 딱 이만한 시기에 학습해야 할 중요한 과업입니다. 안전과 직결된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안 되는 것을 계속하려고 고집을 피운다면 안 다칠만큼 경험하게 하는 것도 어느 경우에는 필요했습니다. 엄마의 컵 속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 왜 엄마만 마시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필사적으로 엄마의 커피를 낚아채려는 아이와 이리저리 피해가며 아이의 컵에 우유를 따라주어도 한번 꽂힌 엄마의 커피잔은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매력적인 장난감이 되기도 했습니다. 온기가 있는 컵을 살짝 아이의 손에 대어주고 “뜨거워. 그래서 안 돼. 아야해”라고 이야기해주는 것도 아이의 집착을 해결해줄 수 있는 대안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안 돼’는 경제적인 용어입니다. 심리적으로 아이를 해칠 뜻은 애초에 없는 단어인지도 모릅니다. 분명 해도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구분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교육입니다. 되는 것만 가득 알려주어서 자연스럽게 안 되는 것을 구분할 수도 있겠지만, 꽤 오랜시간 실랑이를 해야할 테지요. 분명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것, 위험한 것을 알려주는 노력도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경제적인 용어는 분명합니다.

“안 돼”라는 말에 과도하게 심리적 울분을 토로하는 아이라면, 이전 교육 경력에서 혹은 가정양육에서 교사과 부모가 갖는 “안 돼”라는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이에게 ‘안 돼’라는 말이 거절의 의미, 너는 아무것도 하지마라는 뜻으로 사용하진 않았는지 가르치는 이가 먼저 되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가을까지 선생님들과 유아프로그램에서의 예방, 교수, 강화모델(PTR-YC)라는 책으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물론 책에도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의 이점에 대해 설명이 돼 있습니다. 도전적 행동의 예방을 위해 5번의 긍정적 피드백과 1번의 교정적 피드백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것만으로도 상당부분 도전적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의 행동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안 된다’는 말 정말 아이들에게 쓰면 안 될까요? ⓒ베이비뉴스
5번의 긍정적 피드백과 1번의 교정적 피드백을 교실현장에서 실천한다고 하는 것은, 더구나 사실 잘하는 행동이 별로 없는 장애유아들에게 적용한다고 하는 것은 교사의 눈을 아주 작게 작게 쪼개서 보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와, 두 발을 예쁘게 모으고 바르게 서있구나.”

“선생님을 잘 쳐다보고 있네.”

“친구와 함께 줄 서 있는거니? 멋지다.”

“선생님이 말한대로 선을 밟지 않고 서 있었어! 최고!”

“‘네!’라고 이렇게 씩씩하게 대답할 수 있었구나!”

“워워.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그렇게 미는 것은 안 돼. 기다리기가 힘들면 그림 위에 올라와서 차례를 기다려볼까? 내가 손잡아줄까?”

내가 진행하는 체육 시간에 선생님들과 공부한 대로 아이에게 한 번의 교정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늘 염두해 두지 않으면 쉽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변합니다. “안 돼”라는 말에 격하게 거부했던 아이였습니다. 담임선생님은 배운대로 ‘안 돼’라는 단어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대체행동을 제시해 하나하나 조금씩 신뢰를 쌓아오던 아이였습니다. 이전 어린이집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폭발적인 공격성으로 꽤나 선생님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아이였습니다. 폭발적인 공격성 이면에는 ‘거절’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아이의 부정적 행동에 대한 ‘안 돼.’를 자신에 대한 거절로 인식한 듯 해보였습니다. 친구를 밀고 때리면 당연히 안 되는 것이었지만, 그 상황에서 “친구를 밀면 안 돼”라고 이야기하면 소리를 지르고 악을 쓰며 우는 아이였습니다. 자기가 잘못해놓고 왜 피해자마냥 아이는 먼저 울음을 터트리는지 처음에는 선뜻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아이의 분노발작의 패턴을 파악한 다음 그 문제의 원인이 ‘안 돼’라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 다음부터는 아이가 친구를 밀어도, “우리 이렇게 놀아볼까?”하며 주의를 전환시키고 얼른 다른 놀이로 옮겨가 새로운 놀이를 제안했습니다. 때로는 “친구에게 나랑 같이 놀자. 이야기하는 거야.” 놀이를 제안하는 것도 지도했습니다. 하지만 늘 교사와만 상호작용을 하는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 효과적이지는 못했습니다. 비장애아이들인 또래들이 “아니야. 나는 너랑 안 놀거야. 너는 또 부술거잖아”라는 말에도 폭발적인 공격성으로 화답했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이 친구는 ‘안 돼’라는 말을 쓰면 화가 난대 그러니 안 되는 것 보다 같이 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자”라고 이야기해도 어른도 지키기 어려운 마음의 다짐을 아직 어린 유아들이 훌륭히 해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해서는 안 되는 행동에 ‘안 돼’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은 상대방 아이를 위로하는 어쩌면 공평한 말이기도 할 테지요.

다행이 아직 많이 늦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GAME OVER’를 ‘다시 새로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생각해 화를 내기보다 더 다음번 게임을 더 잘해야겠다 의지를 불태우는 아이들처럼, 나는 “안 돼”라는 말이 거절과 좌절의 의미로 아이들이 학습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유아기의 “안 돼”는 ‘더 안전하고, 더 재미있는 놀이를 선택할 수 있다’는 뜻으로 아이가 받아들이길 원했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안 돼”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안될 일을 하지 않을 환경을 먼저 조성해주고, ‘안 돼’라는 말은 비슷하게 아이가 하고 싶은 활동을 여러개 가지고 있어서 얼른 제안할 수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안 돼”를 사용하기 전에, 할 수 있는, 아이가 잘 해내고 있는 다섯 번 이상에 대한 칭찬과 격려의 말을 들어야 자신의 유능함을 믿고 좌절의 구렁텅이에 오래 빠지지 않고 다시 새로운 활동을 시작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아이들을 넘어지지 않게 키울 자신은 없습니다. 다만, 넘어졌다는 것은 다시 일어나면 된다는 뜻입니다. 손끝 하나 다치지 않게 키울 자신도 없습니다. 부주의함으로 상처를 얻었다면 다음부터는 조금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 됩니다.

“안 돼”라는 말에 불같이 화를 내는 아이.

“안 돼”라는 말의 뜻은 더 안전하고 더 즐거운 무언가를 우리가 함께 찾을 수 있다는 뜻이라는 것부터 알려주세요. 

*칼럼니스트 박현주는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해 특수학교에서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내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어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됐다. 화성시에서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모님들과 함께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동참해, 현재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에서 장애영유아 발달상담도 함께 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들을 키우는 일, 육아에서 시작해 아이들의 삶까지, 긴 호흡으로 함께 걸음으로 서로의 고민을 풀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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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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