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아이가 형제 중 누구를 더 사랑하냐고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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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4-05-29 10:51 조회1,06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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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다둥이집 사랑 표현
그런데 이 조언을 현실에 적용했더니 좀 어렵다는 부모들이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아이가 바로 다른 형제에게 쪼르르 말해버린다는 것이다. 애들이 오히려 이 말로 싸우기도 하고, 부모 자신도 큰아이에게도, 작은아이에게도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이 왠지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는 “아니야. 엄마는 내가 제일 좋다고 그랬어” “아니거든. 내가 제일 좋다고 그랬거든” 하면서 투덕댈 수는 있다. 부모가 계속 단둘이 있을 때마다 “네가 제일 좋아”라고 말해주면 아이들은 자라면서 ‘아, 우리 엄마는 나한테도 이렇게 말하고, 형한테도 이렇게 말하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런다고 부모에게 배신감을 느끼진 않는다.
왜냐면 아이들은 그냥 언제나 부모에게 그 말을 듣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에게, 우리 아빠에게 어떠한 조건이나 상황, 상태에 관계 없이 자신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그 말의 진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말을 듣는 것 자체로 아이들은 굉장히 마음이 편안해지고, 충족감을 느낀다. 때문에 굳이 “너희 둘 다 정확하게 똑같이 좋아해”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떤 부모는 “네가 제일 좋아”라는 말을 들은 아이가 부모 앞으로 다른 형제를 데리고 와서 “엄마, 나를 제일 사랑한다고 그랬지?”라고 따져 물어서 난감했다고 했다. 그럴 때 부모는 뭐라고 대답을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 부모에게 물었다. “두 아이 중 누구를 더 사랑하세요?” 나의 질문에 부모는 황당해했다. 당연히 두 아이 모두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나 같은 마음일 것이다. 아이가 둘이건 셋이건 한 아이 한 아이를 모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할 것이다. 그 아이들은 각각 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비교할 대상이 없다. 그래서 부모는 그 유일한 존재로서 큰아이에게도 “나는 네가 제일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고, 작은아이에게도 “너를 가장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소중한 관계는 비교급이 아니다. 아주 소중한 사람들은 같은 저울에 올려놓고 비교할 수 없다. 모두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형제 중에 누구를 더 사랑하냐고 묻는 상황이 온다면 해와 달에 빗대어 이야기해 주었으면 한다. 아이들이 함께 있는 상황에서 “○○이, 너는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이야”라고 말해준다. 옆에 있는 형이 “그럼 나는?”이라고 물을 수 있다. 그러면 “△△이 너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야”라고 말해주면 된다. 누구를 더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이 뜨잖아. 해와 달 중 뭐가 더 중요할까? 우리가 살아가는 데 낮의 밝음도 정말 소중하고 밤의 어둠도 정말 소중해. 해는 낮의 해로서 해야 할 일이 있고, 달은 밤의 달로서 해야 하는 일이 있지. 서로 다르지만 똑같이 중요해. 너희도 해와 달과 같아. ○○이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어. 엄마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를 가장 사랑해. △△이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어. 엄마는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도 가장 사랑해. 누가 해이고 달인지는 모르겠어. 그런데 엄마는 해와 달이 다 소중하듯 너희 둘 다 소중해. 너희 둘 다 사랑해.” 이렇게 말해주어도 아이들은 잠깐 입을 삐죽거릴 수 있다. 그렇더라도 모두를 가장 사랑한다는 부모의 말을 마음 따뜻하게 잘 이해할 것이다.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두 아이 이상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많이 하는 조언이 있다. 큰아이든 작은아이든 단둘이 있을 때 “엄마는(아빠는) 네가 제일 좋아”라고 말해주라는 것이다. 부모가 한 아이와 두 사람만의 시간을 갖고 굉장히 잘해주면서 이런 사랑 고백을 하면 아이는 부모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이라고 느낀다. 이것은 아이에게 커다란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한 가지 조심할 점은 이 사랑 고백을 다른 형제와 비교하면서, 다른 형제를 깎아내리면서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냥 “네가 제일 좋아”라고만 하면 된다. 부모의 이 말을 들은 아이는 ‘사실은 엄마가 나를 제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른 형제에게 조금은 미안해진다.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대하면 양보나 배려가 저절로 나오기도 한다. 반대로 ‘엄마는 형을 더 좋아해’라는 생각이 들면 다둥이 간 싸움은 자라는 동안 내내 쉽게 끝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조언을 현실에 적용했더니 좀 어렵다는 부모들이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아이가 바로 다른 형제에게 쪼르르 말해버린다는 것이다. 애들이 오히려 이 말로 싸우기도 하고, 부모 자신도 큰아이에게도, 작은아이에게도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이 왠지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는 “아니야. 엄마는 내가 제일 좋다고 그랬어” “아니거든. 내가 제일 좋다고 그랬거든” 하면서 투덕댈 수는 있다. 부모가 계속 단둘이 있을 때마다 “네가 제일 좋아”라고 말해주면 아이들은 자라면서 ‘아, 우리 엄마는 나한테도 이렇게 말하고, 형한테도 이렇게 말하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런다고 부모에게 배신감을 느끼진 않는다.
왜냐면 아이들은 그냥 언제나 부모에게 그 말을 듣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에게, 우리 아빠에게 어떠한 조건이나 상황, 상태에 관계 없이 자신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그 말의 진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말을 듣는 것 자체로 아이들은 굉장히 마음이 편안해지고, 충족감을 느낀다. 때문에 굳이 “너희 둘 다 정확하게 똑같이 좋아해”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떤 부모는 “네가 제일 좋아”라는 말을 들은 아이가 부모 앞으로 다른 형제를 데리고 와서 “엄마, 나를 제일 사랑한다고 그랬지?”라고 따져 물어서 난감했다고 했다. 그럴 때 부모는 뭐라고 대답을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 부모에게 물었다. “두 아이 중 누구를 더 사랑하세요?” 나의 질문에 부모는 황당해했다. 당연히 두 아이 모두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나 같은 마음일 것이다. 아이가 둘이건 셋이건 한 아이 한 아이를 모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할 것이다. 그 아이들은 각각 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비교할 대상이 없다. 그래서 부모는 그 유일한 존재로서 큰아이에게도 “나는 네가 제일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고, 작은아이에게도 “너를 가장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소중한 관계는 비교급이 아니다. 아주 소중한 사람들은 같은 저울에 올려놓고 비교할 수 없다. 모두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형제 중에 누구를 더 사랑하냐고 묻는 상황이 온다면 해와 달에 빗대어 이야기해 주었으면 한다. 아이들이 함께 있는 상황에서 “○○이, 너는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이야”라고 말해준다. 옆에 있는 형이 “그럼 나는?”이라고 물을 수 있다. 그러면 “△△이 너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야”라고 말해주면 된다. 누구를 더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이 뜨잖아. 해와 달 중 뭐가 더 중요할까? 우리가 살아가는 데 낮의 밝음도 정말 소중하고 밤의 어둠도 정말 소중해. 해는 낮의 해로서 해야 할 일이 있고, 달은 밤의 달로서 해야 하는 일이 있지. 서로 다르지만 똑같이 중요해. 너희도 해와 달과 같아. ○○이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어. 엄마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를 가장 사랑해. △△이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어. 엄마는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도 가장 사랑해. 누가 해이고 달인지는 모르겠어. 그런데 엄마는 해와 달이 다 소중하듯 너희 둘 다 소중해. 너희 둘 다 사랑해.” 이렇게 말해주어도 아이들은 잠깐 입을 삐죽거릴 수 있다. 그렇더라도 모두를 가장 사랑한다는 부모의 말을 마음 따뜻하게 잘 이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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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형제 중 누구를 더 사랑하냐고 묻는다면…[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 (naver.com)
출처: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