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신종코로나에 개학시즌 학교 비상…학생·교사 마스크 끼고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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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0-01-28 11:07 조회3,39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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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 긴급 대책회의 개학 연기 검토
(서울=연합뉴스) 교육·사건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감염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설 연휴가 끝나고 28일 문을 연 학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우한 폐렴에 걸릴까 봐 마스크를 쓰게 하고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으며 학교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설 연휴 이후 개학했거나 조만간 개학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교육 당국은 확산 방지 차원에서 개학 연기도 검토하기로 했다.
◇ 첫 등굣길 학생· 교사 마스크 필수…"일주일간 등원 중단할 것"
국내에서도 우한 폐렴 확진자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근심이 커졌다.
일부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는 안내문을 준비하고 외부인 출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등원을 주저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인근에는 마스크를 한 채 부모님의 손을 잡고 등원하는 어린아이들이 여럿 보였다.
5살 딸과 함께 있던 서모(36)씨는 "일부 확진 환자가 평택, 일산 등을 오갔다는데 그 지역을 다녀온 친구들이 있을까 걱정"이라며 "당분간 유치원에 안 보내겠다는 엄마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성북구의 한 유치원에서도 등원하는 아이들의 절반 정도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통학 차량에서 내린 보육교사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7살, 5살 남매를 키운다는 유모(37)씨는 "설 연휴에 다들 여행도 가고, 고향 집도 갔다 왔으니 이제부터 걱정이 크다"면서 "유치원마다 졸업 여행도 취소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경기 구리시에 사는 이모(26)씨는 "어린이집은 아무래도 전염병이 제일 빨리 도는 곳이라 오늘부터 일주일간 아이 등원을 중단하고 집에서 데리고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학교·학원 보내지 말아야 하지 않나"…맘카페 불안 목소리
맘카페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역별 의심 환자 현황 등을 올리며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도 될지 묻는 글이 이어졌다.
학부모들은 "뉴스만 봐도 정말 무섭다", "당분간 학교고 학원이고 안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 "출근길 지하철에서 기침하는 사람들만 봐도 두렵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학부모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임신 중이어서 매일 마스크를 끼고 다녔는데, 그 아이에게 또 마스크를 씌워서 어린이집에 보낸다"면서 "미세먼지에 바이러스에, 마스크를 안 끼는 날이 점점 사라진다"며 분노했다.
주부들이 자주 찾는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이용자도 "연휴 기간에 중국에 다녀온 원생이 없는지 유치원에 미리 확인하면 지나친 거냐"며 다른 회원들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학생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은 "부모님이 외출은 하지 말라면서 학원은 가라고 해서 마스크 쓰고 가는 중이다", "학원 아래층에 병원이 있는데 코로나 환자가 왔다 갔다고 들었는데 어떡하냐" 등 주로 학원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아이를 달리 맡길 데가 없는 부모들은 어린이집에 보내자니 불안하다면서도 직접 돌볼 수도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구립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낸다는 직장인 문모 씨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가까운 강남을 돌아다녔다고 해서 걱정된다"면서도 "맞벌이라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jylee24@yna.co.kr
◇ 개학 연기 시민청원…교육당국 "개학 연기 검토"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개학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게시판에는 27일 초등학교 개학을 늦춰달라는 시민청원이 올라와 28일 오전 10시 현재 약 2천100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교육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방학을 연장하는 데 따른 민원도 예상되지만 (감염증 확산의) 위험성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오전 실국장회의에서 "우한시에 다녀온 학생과 교직원뿐 아니라 중국에 다녀온 모든 학생과 교직원을 (교육청이) 관리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개학을 연기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본격적인 개학철이 시작하면서 서울 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600여곳 가운데 79곳, 중학교는 360여곳 가운데 26곳, 고등학교는 320곳 가운데 8곳이 이미 개학했거나 이날 개학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박백범 차관 주재로 전국 시·도 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열고 교육 현장 대응 태세를 점검했다.
교육당국은 일단 우한시를 비롯해 중국 후베이성(湖北)에서 귀국한 학생과 교직원은 귀국일을 기준으로 2주간 자가격리하도록 하는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이날 개학한 학교들은 학부모들에게 "우한시를 방문했던 경우 (감염증) 증상이 없더라도 입국 후 14일이 지나지 않았으면 담임교사 또는 교감에게 연락한 뒤 등교하지 말아달라"고 공지했다.
교육부는 학원에 대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교육부는 전국 시·도 교육청 학원 담당 부서에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 대응 매뉴얼을 내려보내고 대책반을 운영해 관련 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또 한국학원총연합회와 한국교습소총연합회에도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강사·학생 예방교육과 시설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sungjinpar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28 10:57 송고